관찰하여 관철되는 공간.

찰리멍거 격자모형

시스템 22

Taima 2023. 12. 11. 10:53

1. 규모

시스템의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는 규모에 민감하다는 것이다. 규모를 늘리거나 줄이면 시스템의 속성이나 행동 양식이 바뀐다. 복잡계를 연구할 때는 대상이 되는 시스템을 관찰하고 분석하고 예측할 때 항상 규모를 대략이라도 계량화해야 한다. 자릿수만이라도 그렇게 해야 한다.

2. 수확 체감의 법칙

현실 세계에서 어떤 결과들은 증가분이 점차 줄어들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고 있다. 가난한 가족이 좋은 사례다. 돈을 충분히 주면 가난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일정량을 넘어서면 형편이 별로 더 나아지지 않는다. 수확 체감의 법칙이 부정적인 영향을 줄 때도 있다. 이를테면 지나치게 많은 돈이 가난한 가족을 망가뜨리는 경우가 그렇다.

3. 파레토 법칙

빌프레도 파레토는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땅의 80%를 소유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그의 이름을 딴 파레토 법칙은 어떤 현상의 작은 부분이 불균형하게도 큰 효과를 일으키는 것을 말한다. 이 법칙은 정규분포와 차별되는 파워 법칙을 따르는 통계 분포이며, 부의 쏠림부터 도시의 인구 분포, 인간의 습관까지 다양한 현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4. 피드백 고리와 항상성

모든 복잡계는 양의 피드백 혹은 음의 피드백을 피할 수 없다. A가 B를 야기하면 다시 B가 A나 C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이때 고리가 계속해서 역동성을 보이면 보다 높은 차원의 효과를 초래한다. 항상성을 유지하는 시스템에서 A에 변화가 일어나면 이와 반대되는 변화가 B에서 일어나 시스템 전체의 균형을 잡는다. 사람의 체온이나 조직 문화의 행태를 예로 들 수 있다. 자동 피드백 고리는 외부의 힘에 의해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한 정적인 환경을 유지한다. 고삐 풀린 피드백 고리는 어떤 반응의 결과가 자신의 촉매가 되는 경우(자체 촉매 작용)를 일컫는다.

5. 카오스 역학(초기 조건에 대한 민감도)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와 같이 카오스 역학의 지배를 받는 세계에서는 거의 무한에 가까운 피드백 고리가 발생하는 탓에, 초기 조건이 미세하게 달라져도 아래 방향으로 막대한 효과를 낳게 된다. 다른 말로 나비 효과라고 불린다. 이는 (며칠 후의 날씨와 같은) 물리적 시스템과 (장기에 걸친 인간 집단의 행태와 같은) 사회적 시스템의 일부분은 근본적으로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6. 선호적 연결(누적 이익)

선호적 연결은 현재 가장 앞선 자가 뒤처진 자들에 비해 더 많은 보상을 받음으로써 선도자로서의 입지가 다져지거나 더 공고해질 때 발생한다. 강력한 네트워크 효과가 선호적 연결의 좋은 예다. 예를 들어 차순위 시장보다 10배 많은 판매자와 구매자를 가진 시장이라면 선호적 연결의 역학을 갖기 쉽다.

7. 부상

높은 차원의 행동 양식은 낮은 차원의 요소들 간 상호 작용 속에서 출현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는 종종 단순한 더하기 형태의 선형적이 아니라 비선형적이거나 기하급수적이다. 이렇게 부상하는 행위는 구성 요소들을 연구하는 것으로는 예측할 수 없다는 중요한 속성을 지닌다.

8. 기약성(旣約性)

거의 모든 시스템에는 더 이상 줄일 수 없는 정량적 속성들, 즉 복잡성, 최솟값, 시간, 기간 등이 있다. 이 정량적 수준 이하에서는 기대하는 결과가 아예 일어나지 않는다. 아기가 태어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여러 여성을 임신시킬 수 없고, 제대로 만들어진 자동차를 단 하나의 부품으로 줄일 수도 없다. 결과물은 특정 값 이하로는 줄일 수 없다.

9. 공유지의 비극

경제학자이자 생태학자인 개럿 하딘이 주장한 '공유지의 비극'은 시스템 안에서 어떤 자원을 보살피는 개인의 책임이 전무한 채 모두가 공유하는 자원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고갈되는 경향이 있음을 일컫는다. 비극의 원천에는 보상의 원리가 자리한다. 사람들이 협력하지 않는 한 각 개인은 자기만 기회를 놓칠세라, 자신이 발생시키는 비용보다 더 많은 효용을 자원으로부터 끌어내고, 결국 자원은 고갈된다.

10. 그레셤의 법칙

영국 왕실의 재정가였던 토머스 그레셤의 이름을 딴 이 법칙은 진짜 화폐는 퇴장해 비축되고 대신 위조화폐가 사용되기 때문에 위조화폐가 진짜 화폐를 밀어내게 된다고 말한다. 유사한 현상을 인간 사회에서 관찰할 수 있는데, 윤리 체계가 무너지면 나쁜 행동이 좋은 행동을 밀어내고, 경제 체계가 무너지면 나쁜 경제 행위가 좋은 경제 행위를 밀어내는 식이다. 일반적으로 그레셤의 법칙에 따른 결과를 막으려면 규제와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

11. 알고리즘

정확하게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알고리즘은 원하는 결과물을 낳는 자동화된 규칙들의 모임 또는 일련의 단계나 행동을 유도하는 일종의 청사진이라고 할 수 있으며, 종종 조건문 형태로 서술된다. 알고리즘은 컴퓨터 분야에서 활용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생명체의 속성이기도 하다. 인간의 DNA가 사람을 만들기 위한 알고리즘을 갖고 있는 게 좋은 예다.

12. 프래질 - 강건함 - 안티프래질

나심 탈렙의 책 <안티프래질Antifragile>로 유명해진 이 생각은 점증하는 부정적 변동성에 대한 시스템의 반응을 각각 프래질(Fragility, 깨지기 쉬움), 강건함(Robustness), 안티프래질(Antifragility, 깨지기 쉬운 성질의 반대이자, 오히려 그러한 성질을 이용해 더 강해지는 성질)로 설명한다. 프래질은 부정적 변동성이 늘어날수록 안 좋은 결과가 불균형적으로 더 커지는 시스템이나 대상을 말한다. 커피 잔을 높이 1.8미터에서 떨어뜨리면 산산조각 나지만, 높이 0.3미터에서 떨어뜨리면 피해가 6분의 1로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아예 깨지지도 않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다. 강건함은 부정적 변동성 증가에 영향받지 않는, 즉 중립성을 띠는 것을 말하고, 안티프래질은 부정적 변동성이 늘어나면 오히려 혜택을 입는 경우를 말한다. 높이 0.3미터에서 떨어뜨릴 때보다 1.8미터에서 떨어뜨릴 때 오히려 더 강해지는 커피 잔이라면 안티프래질하다고 할 수 있다.

13. 백업 시스템과 중복성 

공학에서 매우 중요한 것이 백업, 다시 말해 예비 시스템이다. 유능한 공학자라면 시스템을 이루는 각 부분을 완벽하게 신뢰하지는 않는다. 시스템 전체를 보호하기 위해 공학자는 중복성 혹은 여분을 둔다. 견고한 시스템을 위한 이 원칙이 없다면 물질적이든 비물질적이든 시스템은 언젠가 결함을 드러내기 마련이다.

14. 안전 마진

비슷한 생각으로 공학에서는 모든 계산에 안전 마진, 즉 오류의 여지를 두는 걸 습관처럼 여긴다. 4톤의 무게를 버틸 수 있도록 지어진 다리 위로 4.5톤짜리 버스를 모는 일은 누가 봐도 현명치 못하다. 현대에 지어진 다리들이 웬만해서는 무너지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리적인 공학의 세계가 아닌 일상적인 세계에서도 다리를 설계할 때처럼 오류의 여지를 둠으로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15. 임계값

어떤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불연속적으로 도약하려고 할 때 시스템이 임계값에 도달했다고 한다. 단계가 바뀌기 직전 마지막 단위의 한계효용은 이전의 모든 단위보다 현격하게 높은 값을 갖는다. 특정 온도에 이르면 액체에서 기체로 바뀌는 물을 예로 들 수 있다. 임계질량이란 그 결정적인 사건이 일어나는 데 필요한 질량을 말하며 핵반응에서 자주 언급된다.

16. 네트워크 효과

네트워크는 마디 혹은 웅이라고 할 수 있는 노드가 더해질수록 가치가 올라간다. 이것이 바로 네트워크 효과다. 전력 시스템과 전화 시스템을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전기가 딱 한 집에만 들어온다면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은 엄청난 가치를 소유하게 된다. 하지만 전화가 딱 한 집에만 있다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 전화가 있는 집이 늘어나야 전화 네트워크가 가치를 얻는다. 네트워크 효과는 오늘날 세계에 널리 퍼져 있고,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엄청난 가치를 만들어낸다.

17. 블랙 스완

나심 탈렙에 의해 유명해진 블랙 스완은 일어나기에 앞서 관찰자가 볼 수 없는, 드물지만 매우 중대한 사건을 말한다. 인식론을 적용한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런 식이다. 하얀 백조만 목격했다고 해서 검은 백조가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명제의 역은 참이 아니다. 검은 백조를 단 한 마리만 보아도 세상에는 검은 백조가 있다고 선언할 수 있다. 블랙 스완 같은 사건은 필연적으로 관찰자가 예측할 수 없다. 탈렙이 즐겨 말하듯이, 추수감사절은 칠면조를 잡는 정육점 주인이 아니라 칠면조에게 블랙 스완 사건이다. 따라서 이런 사건은 예측 방법론이 아니라 프래질 - 강건함 - 안티프래질 틀로 다루어야 한다.

18. 늘릴 수 없다면 줄여라

많은 시스템에서 개선이란 잘해야 좋은 요소를 더하는 게 아니라 나쁜 요소를 덜어내는 일일 때가 왕왕 있다. 이는 오늘날 의료업계에 자리 잡고 있는 신조, 즉 "첫째, 해를 끼치지 말라"와 같다. 비슷하게 아이들 한 무리가 못되게 군다면, 선동하는 아이를 무리에서 떼어놓는 것이 무리 전체를 벌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일 때가 많다.

19. 린디 효과

린디 효과(Lindy effect)란 부패하지 않는 대상이나 생각의 기대수명을 현재의 수명과 결부하는 것을 말한다. 어떤 생각이나 대상이 ooo년 지속되었다면 앞으로의 기대수명 역시 (평균적으로) oo년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90세 노인이 95세까지 살았다고 해서 기대수명에 5년을 더하지는 않겠지만, 부패하지 않는 대상은 지속적으로 살아남음으로써 기대수명을 늘려간다. 고전이 대표적인 예다. 인류가 셰익스피어의 희극을 500년 동안 읽어왔다면 앞으로 500년 동안도 그러할 것이라고 예상해볼 수 있다.

20.재규격화 집단

재규격화(renormalization) 또는 환치 계산법으로도 불리는 이 기술은 물리적 시스템과 사회 시스템을 다른 척도에서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물리학에서 나온 복잡한 개념인 재규격화 집단을 사회 시스템에 적용하면, 추종자가 점점 더 늘어남에 따라 소수의 고집스러운 사람들이 불균형적으로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있다.

21. 용수철 부하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특정 방향으로 쏠려 있다면 그 시스템은 용수철 부하(spring-loading)가 걸려 있다고 한다.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한 세계에서 시스템과 관계에 좋은 방향으로 용수철 부하가 걸려 있으면 나쁜 일에서 보호해줄 수 있으므로 중요하다. 반대의 경우는 매우 파괴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22. 복잡 적응계

일반적인 복잡계(complex system)과 구분되는 복잡 적응계(complex adaptive systems)는 스스로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바탕으로 변모할 수 있다. 복잡 적응계는 사회적 시스템이다. 복잡계와 복잡 적응계의 차이는 일기예보와 주식시장 전망을 비교해보면 분명해진다. 날씨는 유명한 일기예보관의 의견에 따라 변하지 않지만 주식시장은 그럴 수 있다. 따라서 복잡 적응계는 본질적으로 예측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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